왜 혼자가 아니라 같이가야할까?
혼자서 쌓을 수 있는 경험에는 천장이 있다. 그 천장을 뚫는 가장 빠른 길은 남의 경험을 흡수하는 것이다. 도제식 교육이 분야 전문가를 만드는 지름길로 살아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릴 때 나는 선생님을 의심했다
어릴 때 나는 선생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오히려 의심했다. “왜 저 사람 말이 정답이지? 내가 직접 해보면 다르지 않을까?”
직접 부딪쳐보고 싶었다. 검증되지 않은 채 넘겨받는 답이 답답했다. 그게 자아라면 자아였고, 고집이라면 고집이었다.
시간이 지나서 보니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도제식 교육이 빠르다. 의심하는 시간만큼 늦어진다. 모든 걸 직접 검증해야 한다는 태도는 정직하지만 비효율적이다.
혼자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사람이 가진 시간은 정해져 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이 안에서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양은 물리적으로 제한된다.
기본 모델은 단순하다. 내 경험으로 내가 성장한다. 1시간을 들이면 1시간어치를 얻는다. 공정하지만 느리다.
이 모델을 깨는 방법은 하나다. 남이 쓴 시간을 가져오는 것. 누군가가 1시간 들여 정리한 결과를 10분 만에 듣는다면, 그 10분이 1시간어치 무게를 갖는다. 시간의 산수가 바뀐다.
1시간으로 1시간 40분을 공부하는 법
상황을 단순화해보자. 나와 팀원, 두 사람이 있다. 둘 다 1시간이라는 같은 자원을 가진다.
나는 1시간 중 50분을 내 주제 A에 쓴다. 같은 시간 동안 팀원은 다른 주제 B를 공부한다. 남은 10분에 우리는 만난다. 팀원은 50분간 정리한 B의 핵심을 나에게 압축해서 전달한다.
이 10분이 끝났을 때, 내가 얻은 학습량은 A에 대한 50분 + B에 대한 50분 = 100분어치다. 같은 1시간을 쓰고도 1시간 40분어치 공부를 한 셈이다.
팀원이 두 명이면 2시간 30분어치, 세 명이면 3시간 20분어치로 늘어난다. 조건은 두 가지다. 팀원의 학습이 신뢰할 만해야 한다. 그리고 50분치를 10분 안에 압축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게 도제식 교육이 빠른 진짜 이유다. 스승은 자기 시간을 압축해서 제자에게 넘긴다. 제자는 자기 시간 위에 스승의 시간을 얹어서 산다.
좋은 팀에 속해야 하는 이유
여기까지 오면 결론은 자명해진다. 좋은 커뮤니티, 좋은 팀에 속하는 건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효율의 문제다.
혼자 빠르게 가려는 사람은 결국 시간이라는 천장에 부딪힌다. 같이 가는 사람은 그 천장을 뚫는다. 다른 사람의 시간을 빌려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무 팀이나 그 효과를 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신뢰할 수 없는 정보가 섞인 50분은 오히려 내 시간을 깎아 먹는다. 그래서 어떤 커뮤니티에 속하느냐가 결국 어떤 속도로 성장하느냐를 결정한다.
어릴 때의 나는 의심을 지능이라 착각했다. 사실은 자기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었다. 의심은 비용이 든다. 그것도 가장 비싼 자산인 시간을.
좋은 팀에 속해라. 좋은 커뮤니티에 속해라. 그게 결국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